'오를까 내릴까'를 버리고 '여기를 넘으면 이걸 본다'로. 리포트의 A/B/C를 읽는 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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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를 것 같다'는 예측입니다. '저항 밴드 위에 안착하면 다음 저항까지 이어지는지 본다. 지지 밴드가 깨지면 이 관찰은 무효'는 시나리오입니다. 차이는 조건과 무효 기준이 적혀 있느냐입니다. 예측은 맞고 틀리는 자존심 문제가 되지만, 시나리오는 조건이 충족되는지 관찰하는 절차의 문제가 됩니다.
일기예보에 우산을 거는 게 아니라, '비 오면 우산, 안 오면 그냥 간다'로 두 경우 다 준비하는 거예요.
시나리오의 조건은 대부분 지지·저항 밴드에서 나옵니다. 지금 가격이 지지와 저항 사이에 있다면 가능한 전개는 크게 셋 — ① 저항을 넘어 안착 ② 사이에서 왕복 ③ 지지 이탈. 셋 중 뭐가 올지 아는 사람은 없지만, 각각이 확인되는 조건과 그때 볼 것을 미리 적어 둘 수는 있습니다. 실습 차트의 돌파·반등·이탈 장면이 바로 이 세 갈래입니다.
몬스터 브리핑의 시나리오 A/B/C가 정확히 이 구조입니다. 종목 화면을 열면 처음 보이는 건 요약이고, 시나리오·차트·지표는 그 안의 '전체 분석 보기'를 눌러야 나옵니다. 각 시나리오는 '이 조건이 충족되면'으로 시작하는 조건부 관찰이지, 셋 중 하나를 찍는 예측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른대, 내린대?'를 찾으며 읽으면 설계와 어긋나게 읽는 것이고, '각 시나리오의 발동 조건이 어디이고 지금 가격이 어디에 가까운가'를 읽으면 설계대로 읽는 것입니다.
좋은 시나리오에는 반드시 '이 시나리오가 틀렸다고 인정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무효 조건이 없는 계획은 어떤 가격에서도 '아직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어서, 계획이 아니라 희망입니다. 17강의 손절(= 시나리오 무효 지점)과 이번 강이 같은 이야기라는 걸 눈치채셨다면, 이 트랙의 핵심을 잡은 겁니다.
10강에서 '갭은 언젠가 메워진다'가 왜 쓸모없는 문장인지 봤습니다 — 기한이 없으면 틀릴 방법이 없고, 틀릴 방법이 없으면 확인할 방법도 없습니다. 시나리오도 같습니다. '저항을 넘으면 이걸 본다'만 적고 기한을 안 적으면, 몇 달 뒤에 넘어도 '내 시나리오가 맞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조건에는 관측 기간을 붙입니다 — 예를 들어 '다음 두 번의 갱신 안에(분석은 4시간마다 새로 씁니다)', '이번 주 안에'. 기간 안에 조건이 안 오면 맞고 틀림이 아니라 그냥 무효로 접고 다시 봅니다. 몬스터 브리핑이 시나리오 적중을 집계할 수 있는 것도 각 시나리오에 관측 구간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연락할게'는 약속이 아니죠. 날짜가 붙어야 지켰는지 아닌지를 말할 수 있어요.
진입 전에 조건·무효 지점·목표를 적어 두면, 결과가 어떻든 '계획대로 관찰했는가'를 복기할 수 있습니다. 수익이 났어도 계획에 없던 행동이면 나쁜 시도, 손절로 끝났어도 계획대로면 좋은 시도 — 결과와 과정을 분리해 평가하는 이 습관이 쌓여야 실력과 운이 분리됩니다.
시험 끝나고 점수만 보는 게 아니라 오답노트를 쓰는 거예요. 점수는 운이 섞이지만 오답노트는 실력이 돼요.
매매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