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가 개별 종목보다 먼저 적는 금리·달러·유가와 FOMC.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가 아니라, 그날 문장을 읽을 렌즈를 맞추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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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차트 구조라도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날과 조용한 날은 다른 사건입니다. 개별 종목의 지지 밴드가 아무리 단단해도, 지수가 통째로 밀리는 날에는 같이 밀립니다. 그래서 몬스터 브리핑은 종목 문장을 쓰기 전에 매크로 몇 줄을 먼저 적습니다. 이건 예보가 아니라 그날의 날씨 기록이고, 뒤에 나오는 종목 문장을 어떤 렌즈로 읽을지 정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등산 계획을 짤 때 코스 지도만 보면 안 되잖아요. 오늘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를 먼저 보는 거예요.
국채 금리는 '가장 안전하게 돈을 맡겼을 때 받는 값'입니다. 이 값이 오르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줄어들어 위험자산에서 돈이 빠지기 쉽고, 미래의 이익을 지금 값으로 환산할 때 깎이는 폭도 커집니다. 성장주가 금리에 더 민감하다고 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다만 방향이 늘 반대인 건 아닙니다 —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주식과 금리가 함께 오르기도 합니다. 금리 숫자 하나가 아니라 '왜 오르고 있는가'까지가 배경입니다.
달러인덱스는 달러가 주요 통화 묶음 대비 얼마나 강한지를 나타냅니다. 달러가 강해지면 달러로 값이 매겨지는 원자재와 신흥국 자산은 상대적으로 비싸져 힘이 빠지기 쉽고, 코인처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자산도 같은 방향의 압력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원/달러 환율이 여기에 직접 붙습니다 — 원화가 약해지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같은 주식을 들고 있어도 달러로 환산한 값이 줄기 때문에, 환율은 다음 강에서 볼 수급과도 이어집니다.
달러가 세지는 건 시장의 기준 자가 길어지는 것과 비슷해요. 자가 길어지면 다른 것들의 눈금이 작아 보여요.
매크로 문단에 늘 붙는 항목이 둘 더 있습니다. 하나는 직전 FOMC의 결정입니다 — 금리를 올렸는지 내렸는지 그대로 뒀는지, 그리고 발표의 어조가 긴축 쪽으로 기울었는지 완화 쪽으로 기울었는지(매파/비둘기파라고 부릅니다)가 금리 맥락에 함께 적힙니다. 결정 자체보다 어조가 중요한 이유는, 시장이 이미 반영해 둔 것과 어긋날 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1강). 다른 하나는 원유입니다. 모든 종목에 붙지는 않고, 전력·화학원료·물류처럼 유가가 원가로 들어오는 종목에만 따로 한 줄이 나옵니다. 그래서 어떤 종목 리포트에는 원유 이야기가 있고 어떤 종목에는 없는데, 빠진 게 아니라 그 종목의 비용 구조와 상관이 옅다는 판단입니다.
일기예보에서 해안 지역에만 파고를 따로 알려 주는 것과 같아요. 안 나온다고 빠뜨린 게 아니라 그 동네와 상관이 적은 거예요.
'금리 오르면 주식 내린다', '달러 오르면 코인 내린다' 같은 문장은 규칙이 아니라 어떤 시기에 자주 관찰된 경향입니다. 이 관계는 국면이 바뀌면 약해지고, 때로는 늘 같이 가던 둘이 따로 움직이는 국면(디커플)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크로는 진입 근거가 아니라 배경으로만 씁니다 — 진입 근거는 여전히 20강의 시나리오, 즉 레벨과 조건에서 나옵니다. 리포트를 읽을 때도 매크로 문단은 '오늘 어떤 렌즈를 끼고 종목 문장을 읽을까'를 정하는 데까지만 쓰는 게 설계에 맞는 사용법입니다.
매매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